글
산책길 이야기 33
- 등록일
- 2026년 8월 15일
- 작성일
- 2026년 8월 15일
가을 야생화
1.
오늘은 광복절(光復節) 81주년의 날입니다. 그냥 지나갈까 하다가, ‘33번째’ 산책길 이야기를 나눕니다. 어쩌면 ‘33번째’가 이야기 나눌 마을을 이끈 것 같습니다, 광복절이 되니, 33인의 독립선언문 선포의 날 3•1절이 떠올랐고, 굳이 억지로 덧붙인다면, 길 되신 예수님께서 십자가 길이 목사의 길이라고 이 땅에서 산 33년도 글쓰기에 한몫했습니다. 오래전에, 매년 8월 15일을 즈음해서 강원도 1,000m 이상의 높은 산을 찾곤 했었습니다. 서울이 여름 막바지 무더위로 마지막 기운을 쏟아낼 때, 높은 산을 찾는 이유는, 그곳에서 ‘가을 야생화’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2.
오늘은 2021년 9월 10일에 ‘오대산 깨달음, 치유의 천년 옛길 선재길’ 숲속에서 찍은 ‘가을 야생화’ 사진을 나누려 합니다. 2019년 2월 27일에 고관절 수술, 3월 16일에 퇴원하여 회복은 되었지만, 2년 6개월, 아직은 험한 산은 조심해야 할 때였습니다. 가족과 함께 선재길을 걸으면서, 깊은 숲이 주는 평화를 마음껏 누렸습니다. 행복,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로 마음이 청결해 짐을 느낍니다. 행복, 계곡을 가득 채운 나무들의 조화에서 평화를 느낍니다. 가끔, 큰 산을 찾으시길 권합니다.
우리나라는 어디에 살든지 두 시간만 운전하면, 깊은 숲속을 걸을 수 있는, 참 좋은 나라입니 다. 그냥 행복해집니다. 눈으로, 귀로, 코로, 마음으로, 숨으로, 무념(無念)의 걸음으로, 온몸으 로 행복을 누립니다. 때론 소리도 질러보고, 큰 숨으로 폐활량을 늘입니다. 콧소리로 찬송을 부르고, 멈추어 앉아 이름 불러 기도합니다. 주님의 임재를 체험하는 행복입니다. 숲에서 누리 는 행복입니다. 누구에게나 허락되는, 그러나 찾는 자가 얻을 수 있는 행복입니다.
3.
물봉선입니다. 자주 물봉선이 흔하고, 노랑물봉선, 흰물봉선이 드뭅니다. 봉선화를 닮았는데 물가에 핀다고 물봉선이라 한답니다, 물가에 군락 이루어 핍니다. 우리나라 자생식물 이름은 거의 다 일본 식물학자의 이름으로 등록되었습니다. 식물학계에 는 최초 발견자의 이름을 기록합니다. 왜 우리나라 자생식물인데 일본 학자의 이름이냐고요? 일본은 우리나라를 합병하기 전, 이 나라 구석구석의 자원을 살폈습니다. 나무, 꽃, 광물 등을 조사한 것이죠. 조선(朝鮮)은 이와 같은 세계 학계의 현상을 몰랐습니다. 그들은 우리나라가 이 땅의 자원에 대해 무관심할 때, 이 땅을 수탈할 준비를 했습니다. 우리나라에만 자라는 자 생식물을 발견하여, 일본인 이름으로 등록한 것입니다. 이것뿐만 아니라, 큰 산 정상에 쇠말뚝 을 박아 조선의 기(氣)를 막는 일도 했습니다. 이름을 고생하여 찾아봅니다. 첫 번째는 개미취, 두 번째는 불확실합니다. 미나리과의 누룩 치, 왜당귀, 궁궁이꽃이 서로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를 아이폰은 나무쑥갓이라 했는데, 나의 식물사전으로는 노력했지만 이름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4.
그래서 이름을 확실히 아는 꽃들을 올립니다. 개미취, 용담, 흰진범, 눈괴불주머니, 이질풀, 투구꽃, 며느리밑씻개, 달맞이꽃, 가막사리꽃(도 깨비바늘 풀), 나도송이풀. 산박하, 고마리풀(며느리밑씻개와 비슷한 꽃이지만 줄기에 가시가 없습니다).혹시 산행하시다 만나시면 이름 불러 주시죠. 정말 기뻐할 겁니다. 개미취가 잘린 나무 앞에서 계절을 노래합니다. 제게는 이름 알아주는 분 만나서, 반갑다 했습니다.
이상하죠? 그냥 들꽃이었는데, 이름을 알고는 달리 보입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몸짓도 나를 반갑게 맞아주는 몸짓으로 느껴집니다. 오가는 신호가 달라진 것입니다. 식물과의 관계만이 아닙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도 다르지 않다고 여깁니다. 더 나아가, 하나님과 자신과의 관계에서, 하나님께서 “내가 널 안다” 하시는 관계라면, 얼마나 복된 것일까요? 또한 “내가 널 안다”라는 말씀 앞에서 우리는 얼마나 겸손해야 할지도 깨닫게 됩니다. 이것이 믿음이겠지요?
5.
선재길에 계곡이 있습니다.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지난 여름, 극심한 더위로 지친 몸을 시원하게 해 주는 힘찬 물소리입니다. 동갑내기 처형이 아름드리나무를 끌어안습니다. 오랜 세월 그곳에 많은 오가는 사람들을 만났을 나무 입니다.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을까요? 나무는 무슨 이야기를 들려주었을까요? 자꾸만 대화를 잃어버리는 시대에서, 자연에서 들을 이야기가 있습니다. 숲길 걸으며 나눌 이야기가 있습니 다.
6.
알리고 싶은 꽃 이름 많았지만, 여기서 멈춥니다. 또 다른 기회가 있을 겁니다. 5년 전에 걸었던 길이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계곡에 힘차게 흐르는 물소리는 녹음까지 했었는 데, 다시 들어보니 새 힘이 솟는 듯합니다. 변한 것이 있다면, 걸음입니다. 5년 전에는 수술 후 회복 중이었지만, 전국종 목사님 내외 와 계룡산을 비롯한 여러 산을 등산했었습니다. 그만큼 걷기에 자신이 있었다는 것이죠. 그런 데 요즘은 4km를 넘지 않게, 걷기에 충실할 뿐입니다. 산이 조금 벅차게 생각되곤 합니다. 나이 탓일까요? 다리근육 쇠퇴 때문일까요? 게으름 때문은 아닐까요? 정신력 약화 때문이겠
죠? 어쨌든 요즘은 이틀에 한 번은 꼭 3.5km 가까이 걷습니다. 지팡이 잡고, 머릿속은 온통 원고 생각으로 채워져서 땀 흘리며 걷습니다. 약 6,500걸음이 되죠. 오늘은 광복절, 1,000m 넘는 강원도 산을 걸으며 가을꽃 사진 찍던 추억을 불러오며, 가을 꽃 이름을 소개합니다. 이름 불러줄 때 반겨주는 가을꽃의 반응을 기대하며, 이름 기억해 두 시죠. 아! 2021년 9월 10일 ‘그날’에 쓴 시입니다. “이름을 불러봅니다.” 월정사, 상원사 사이, 선재길 걸으며 오대산 가을꽃 이름을 불러봅니다. 어떤 분에겐 그냥 꽃이겠죠. 가을꽃, 또는 지는 꽃으로 스쳐 지나가고 그 길 속에, 무엇이 있었는지 기억도 못하겠지만 이름이 있답니다. 이름을 불러보면 이때부터 꽃은 달라지죠. 이름 부르기는 내가 널 알아, 신호 너의 존재 이유 인정하는 소리, 존중하는 태도이죠. 인격적인 만남이란 사건이 일어나죠. 잊힌다는 것 두렵습니다. 없어지는 것이죠. 있으나 마나 하면 이름이 불리지 않아, 그것으로 소멸합니다. 당신의 이름은 불리나요? 잊히지 않았나요? 꽃 이름 하나씩 부르며 내 이름, 생각합니다. 제 이름은 강석찬입니다. 하하하
나무 밑동으로 만든 자연 의자에 앉아 자기 이름, 아니면 사랑하는 사람, 누군가 불러보고 싶 은 사람의 이름을 불러보겠습니까?
강석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