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 이야기 28

오늘, 주일예배 마치고, 모처럼 하태영 목사님 내외분과 점심을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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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하 목사님이 ‘산책길 이야기 27’을 읽고, 옥상 채소밭을 잘 가꾸었다는 칭찬의 말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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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게 하 목사님이 가꾸어 놓은 삼일교회 장미꽃밭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죠. 저장된 사진 묶음을 뒤져, 2022년 5월 22일에 찍은 장미꽃 사진을 찾았습니다. 하 목사님은 삼일교회 예배당을 건축하며, 지하실 계단에서 넘어져 머리를 다쳐 오랫동안 고생하면서도, 교회 입구에 장미꽃밭 일구기 위해 장미 한 송이씩 심었습니다. 처음 핀 장미꽃이 너무 아름답고, 색깔도 우아하여 사진으로 담았고, 교인과 기념 촬영도 남긴 이야기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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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더니, 2026년 5월 24일에 찍은 풍성해진 장미꽃 다발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한 그루로 시작했지만, 정성을 부어 아름다운 정원이 되었습니다. 교회 주변 주민들이 감상하며 사진찍기 명소가 되었답니다. 아름다움이 그냥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정성과 사랑이 담긴 손길을 나누어 얻습니다. 교회의 자람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첫 사진과 비교하시라고, 2026년 6월 28일 장미꽃 사진을 올립니다. 2.

홍제천 걷기 위해 집을 나섰습니다.

매일 들락날락하는 3층 연립현관 문 앞에 영산홍 꽃이 피어 눈을 즐겁게 했습니다. 아니? 봄꽃인데, 30도가 오르내리는 한여름 더위에도 폈네? 하며, 우리나라 계절의 변화를 걱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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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지난 4월 27일에 남산 둘레길에서 찍은 사진이 생각났습니다. ‘꽃 중의 꽃’입니다. ㅎㅎㅎ이렇게 사랑도 농익어 간답니다,오늘, 산책길은 혼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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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제천으로 내려가는 사거리에서 사철나무 꽃을 만났습니다. 혹시 사철나무 꽃을 본 적이 있나요? 가을에 열매도 맺는 것을 아셨나요?

늘 곁에서 쉽게 만나고, 흔하게 만날 수 있어 지나치기 쉬운데, 예쁘고 앙증스러운 꽃과 만지면 톡! 터지는 빨간 열매가 있답니다.

사철나무 꽃을 핸드폰에 담는데, 곁에서 “나도 있는데…”하며, 날 툭! 건드는 꽃이 있었습니다. 개망초였습니다.

국화과 해넘이한해살이풀입니다. 번식력이 강해서 황폐해진 땅이나 휴경지에서 자라는 들꽃입니다. 나쁘게 말하면 잡초입니다. ‘망초’와 유사합니다. 구한말 북미에서 철도 공사 침목으로 들여온 목재에 따라왔을 것으로 짐작하는 귀화식물입니다. 꽃이 예뻐, ‘왕의 남자’ 영화에도 등장했답니다. 꽃말은 ‘화해’. 일본에서는 ‘공주 꽃(히메조온)’이라 부릅니다. ‘망초’(亡草)는 밭농사를 망치는데, 개망초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때가 일제 침략기여서, 나라가 망했다는 경멸의 뜻을 붙여 ‘개망초’라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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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걷는 길에서 만나는 ‘백로’를 만났습니다. 백로를 보면, 인내의 화신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홍제천 인공폭포 하늘에는 반달이 떴습니다. 반달을 화면에 넣고 수양버들을 배치하며, 구도를 잡는 동안, 반달을 지나는 비행기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달을 가로지르는 장면을 찍으려 했지만, 어느새 비행기는 멀어지고 있었습니다. 어때요? 반달 오른편 끝에 하얗게 날아가는 비행기가 보이나요? 파랗고 파란 하늘에 반달을 가로질러 날아가는 비행기를 핸드폰에 담으면서, 잠깐이지만, 이렇게 세월이 지나감을 느꼈습니다. 하늘만 볼 수 없는 것이 하루 삶이라고, 걸음을 옮기니, 며칠 전에 만나지 못했던 꽃들이 “나도, 여기 있어!” 하며, 날 반겨줍니다. 다 이름이 있습니다. “여호와 하나님이 흙으로 각종 들짐승과 공중의 새를 지으시고 아담이 무엇이라고 부르나 보시려고 그것들을 그에게로 이끌어 가시니 아담이 각 생물을 부르는 것이 곧 그 이름이 되었더라.”(창세기 2:19) 이름을 불러 보시죠. 꽃이 좋아할 겁니다.

이름을 알고, 이름을 기억하여 불러주는 것이 목회의 첫걸음이기도 하죠.

김춘수 시인의 시 ‘꽃’을 낮은 목소리로, 천천히, 사랑하는 이의 이름을 부르듯 읽어봅니다.

꽃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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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로 가서 나도 서양톱풀꽃, 노랑 코스모스, 노랑 코스모스, 강아지풀, 수레국화, 밀집 꽃, 흰 풍접호 랍니다. 원추리가 물가에 폈습니다. 원추리꽃을 찍을 때는 진딧물을 조심해야 합니다. 대부분 줄기에 진딧물이 잔뜩 징그럽게 붙어 있답니다. 아하! 원추리를 심으면 늘 함께 있는 꽃 비비추를 찾았습니다. 상태는 좋지 않지만, 핸드폰에 저장했습니다. 옛날 사진 뒤지면 좋은 상태를 얻을 수 있겠지만, 오늘은 이름 알림으로 만족하려 합니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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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만난 꽃 이름 불러 보기, 마지막 꽃입니다.

아침 해와 같이 피는 꽃을 나팔꽃이라 하는데, 저녁이 되어 피는 꽃 이름을 아시나요?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분꽃!

산책길에서 분꽃을 만나고, 추억에 젖어 들었습니다.

아버지는 19351938년 동안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종교교육부 서기로 근무하셨습니다. 할아버지께서 종교교육부 총무였을 때, 서기로 할아버지를 도와 총회 일을 하신 것입니다. 첫 목회지는 평북 벽동읍교회였습니다. 19381939년 조사로 사역했습니다. 둘째 아들 석영(錫瑛) 형님이 1939년에 벽동에서 출생했습니다. 이때 황해도 사리원 서부교회에서 청빙을 받아 이사하게 되었는데, 분꽃 씨앗을 선물 받아 사리원 서부교회 마당에 뿌렸는데, 분꽃이 폈습니다. 아버지도 큰아버지처럼 동요를 여러 편 작곡했는데, 그중 하나가 ‘분꽃’ 입니다. 사리원 서부교회에서 1939년부터 1943년까지 조사로 사역하셨고, 1942년에 조선신학교에 입학하여 수학했습니다. 셋째 아들 석순(錫珣) 형님이 1943년에 사리원에서 출생했습니다.

아버지의 작곡 ‘분꽃’ 악보를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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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찬 목사